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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8년 11월 18일 (11)
  2. 2008/11/11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7년 10월 12일
  3. 2008/10/07 아아 이 무엇이란 말인가 (6)
  4. 2008/09/29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7년 10월 9일
  5. 2008/09/29 푸른아침 상념(2008년 5월 16일 일기에서 발췌) (4)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8년 11월 18일

아 잘 잤다 하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실은 아침이 아니었음을 잠시 후 알게된다) 보현이는 이미 나가고 없었고 시계가 대신 자빠져 자고있었다. 머리맡에 놓여있는 알람 시계의 시침은 7시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속을 뻔 했던 것이다. 
아니 그럼 몇시야? 머리맡에 신용등급이 조금 낮은 시계가 하나 더 있긴 했지만 이놈은 한술 더 떠서 지금이 12시라는데 물론 나는 그정도 떡밥에 경박하게 부산을 떨지는 않는다. 마침 휴대폰도 어제 동방에 두고오는 바람에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떨리는 손으로 mp3을 켜야만 했고 곧 느긋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바쁘게 설쳐봐야 이미 네트워크 수업 들어가기는 글렀으니 간만에 집에서 점심이나 요리해먹고 푸근한 마음으로 생활원예 들어가야지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김치볶음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치볶음밥은 버섯이 들어가야 맛인데 냉장고에 새송이 버섯이 물러져서 그냥 다 버리고 청피망, 양파, 마늘만 넣어서 볶았다. 볶아먹기에는 김치가 덜 익어서 소금을 조금 뿌렸다.
음 뭐...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하는거니까,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힘들게 요리한 김치 볶음밥을 괴롭게 먹어치우고는, 어제 형섭이가 간지난다고 호평한 '군대간 내동생 풀셋'을 갖춰입고 집을 나섰다.

생활원예 시간에는 해바라기 한송이를 cellophane-紙(지)로 적절하게 감싸서 Scotch tape를 붙여 마무리하는 고난이도 실습을 했는데 나는 여기서도 역시 두각을 드러내는 편이어서 매우 아름답게 포장된 해바라기 꽃을 손에 들고 가장 우아한 포즈로 향기를 맡고는 감탄한 눈빛으로 엘레강스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흡족해할 수 있었다. 옆의 옆자리 이영인 여학우가 나를 한 번 곁눈질 해줄 때까지 이상의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실습용 해바라기에 코박고 썩은 눈빛으로 한참이나 야린 셈이니 눈치챘다면 많이 놀랐을거 같다. 앞으로는 자중해야지.

한주의 최대 고비라고 할 수 있는 소공 시간에는 하필이면 우리조 조장님이 안나오셔서 오늘의 발표는 바로 다음으로 나이 많은 내가 하게 됐는데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뼛속깊이 느끼게 해준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건 뭐 과목자체가 얼기설기 사기치는 느낌이라 우리말로 해도 쉽지않을 내용이었는데 영어로 하자니 한마디 하고 바로 다음 대사에서 당연하다는듯이 대뇌에 마비가 왔다. 시끌벅적하던 강의실에 갑자기 우리 조원들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정도의 정적이 찾아왔고......몇 분간 어버 어버버 하고있는 나를 바로 앞에 앉아서 뚫어져라 바라보고 계시는 교수님의 표정은 '너는 병신이다. 하지만 다 이해한다' 하고 말씀하시는 듯한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기에 나 역시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점점 시무룩해지는 얼굴 근육으로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야 했다. 보다못한 교수님이 적절한 타이밍에, 넌 좀 더 준비하고 다른사람 먼저 하자 하고 말씀하셔서 우리 조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그냥 한글로 하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왔고 나는 고마와하며 거기에 따랐다. 오늘의 굴욕은 잊지않는다.

수업이 끝나고 교내 DVD방에서 혜린이의 세미나가 있었다. 불은 꺼져있고 발표하는 혜린이도 등을 돌리고 있어서 아늑한게 잠자기 딱 좋았지만 그래도 후배가 발표하는데 자빠져 자는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앉아서 잤다. 세미나가 끝나고 돈데이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프로리그를 감상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어제 군대간 이용이가 참 고생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동방에서 밀린 과제를 좀 해야겠구나 하고 동방으로 갔는데 귀신같이 등장한 이재상이 열람실 가자고 해서 열람실에 왔다. 선형대수와 정보보호 과제는 수요일까지이고 목요일은 선형대수 퀴즈 보는날, 토요일은 연합세미나 발표해야되는날이고 일요일은 SSAT보는 날이라 할일이 많아 긴장을 해서 그런지 웹서핑이 평소보다 더욱 쫄깃쫄깃하게 잘되었다.

벌써 세시가 다 됐는데 과제는 안드로메다에 가있는데 아침에도 수업들어가야되는데데데데 역시 포스팅은 이럴 때 해야 제맛이다.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7년 10월 12일

늦게 잠든 것 치고는 지나치게 빠른 7시에 일어났다. 그저께부터 먹기 시작한 보약과 비타민제가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고, 적절한 타이밍에 왼쪽 발바닥을 물고는 초사이어인이 된 나에 의해 피범벅이 되는 것으로 내 잠을 깨워준 그 모기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9시부터 12시까지 계속된 Programming Language 이은영 교수님의 마라톤식 강의에 내가 맨정신으로 임한 것은 초반 10분이 전부라는 사실과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고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수업이 끝난 뒤 세영, 한진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의 PL과목 텀 파트너가 된 이 두 영혼은 자신들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는 눈치였고 그것이 안쓰럽게 느껴진 나는 이들에게 금요일 오후의 활기찬 분위기에 어울릴 만 한 점심 만찬을 대접하고 싶어져서 자생관 2층의 스낵코너로 갔다. 라면쫄면왕만두와 단무지 등을 맛있게 먹고 나서 이원준 교수님 휘하의 대학원생 한명에게 ‘인생과 취업과 대학원진학’의 주제로 진지한 카운슬링을 5분정도 받았다. 그리고는 하나스퀘어 노트북 열람실에 갔는데(처음으로) 공부하기에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홀연히 좌석반납하고 귀가했다.
 방에서 컴퓨터를 한참 때려잡다가(더 헌터스에서) 공부할 게 많다는 걸 깨닫고 책가방 싸들고 동방에 갔다. 아무도 없는 동방에 마침 라꾸라꾸 침대가 있기에 잠깐 누웠다가 밤 11시가 돼버리는 대참사를 당하고 나서 밖에 나가서 순대 1500원 어치를 사와서 먹었다. 계산이론 과제를 시작하고 30초 가량이 경과했을 때 갈증이 나서 물 마시러 나가려고 일어났는데 아래층까지 내려가는게 귀찮아서 다시 앉았다. 그런데 앉긴 앉았는데 내 과제하던 책상이 아니라 이번엔 한진이 컴퓨터가 있는 책상에 앉아버려서 하는 수 없이 웹서핑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있다가 3시가 넘었기에 황급히 귀가해서 잠을 자기위해 이제 눕는다.

아아 이 무엇이란 말인가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잠들지어다. 빛과 소리가 모두 사그라들고 그 자리에는 태초의 적막함만이 남게 되나니, 고요한밤 거룩한밤 어둠에 묻힌시밤...

여기 동대문구에 자취하는 정수용군 역시 세시간만 자야지, 하면서 자리에 누웠으나 몇시간 후에 치뤄질 SE시험 걱정에 도무지 잠 들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놔 아직 반도 못봤는데..." 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부모님이 계시는 동남쪽 하늘을 향해 "소자 뜻을 이루기 전까진 결코 잠들지 않겠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세번 외친 후, 고구마 세 개와 우유 한 컵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샤워를 하고는 아아 나도 이제 모범생 다됐구나 하는 흐뭇한 생각을 하며 도서관에 와서 웹서핑만 줄창 하더니 어머나(10-라?) 벌써 다섯시반이네? 란다.

...뭥미

비록 내 라이벌 이재상이 님도 보고 뽕도 뽑는 정도의 남자지만 나는 밤도 새고 공부도 안했으니 나의 승리다. 쿨가이 정수용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다.

"좋아, 그럼 남은 4시간 버닝하면 되겠군."
아, 명쾌하다. 한줄기 광명이다. 마치 창밖으로 떠오르는 태양... 응?

아무튼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이제 남은 건... 소공 시험을 포기한 채 네트워크 수업에 출석해서 꿈결에 들려오는 1시간 반 짜리 랩 자장가를 감상하는 행위와, 과감히 네트워크를 째고 소공 시험공부를 좀 더 하는 행위 중에서 좀 더 효율적인게 어떤건가 하는건데...







수용이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 2007년 10월 9일

자, 다시 시작이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시계를 보니 10시 10분이었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5분정도 번뇌하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어 눈곱도 떼지 않은 채로 가방만 메고 집을 나섰다. 하필이면 혼수상태에서 잡히는 대로 입은 옷이 완전 검은 옷이라, 나는 오늘 하루 내내 감지 않은 머리에서 눈이 내려 겨울처럼 어깨를 덮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에 휩싸여 있었고 따라서 수업에는 도무지 집중 할 수가 없었다.
 5교시 계산이론 시간, 최진영 교수님이 귀국하셔서 오랜만에(?) 강의를 했다. 이 교수님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학구열이 느껴지고, 수업을 들으면 학생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느껴지는, 매력 있는 교수님이다. 5교시가 끝나고 오늘은 어제 맹세한대로 도서관에 갔다가 헬스클럽에 갔다. 피곤에 쩔어있던 관계로 도서관에서는 10분정도 책을 읽자니 지하뇌옥같은 수면욕이 나를 덮쳐왔는데, 물론 나는 최선을 다해 저항했고 그것은 ‘어깨가 하얀, 검은 옷을 입고 윤기 있는 헤어와 빛나는 얼굴을 가진 남학생이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하고 주위 여학생들이 받았을 강렬한 인상에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헬스클럽에서는 사실 2주 이상의 공백 기간이 있는 관계로 러닝머신의 시간을 셋팅하는데 약간 고민하다가 조금 피곤한 것도 있고 해서 30분 * 9 km/h 정도로 잡고 시작했다. 날이 쌀쌀해서인지 20분이 지나도록 땀이 전혀 안 나는 바람에 속도를 올렸더니 또 어깨와 입천장이 아파온다. 결국 30분을 투자해서 땀은 별로 흘리지 못했다. 집에 가려고 옷 벗고 샤워기 앞에 섰는데 비누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자기 비누와 샴푸 등등을 갖고 와서 씻고 있었다. 갑작스레 봉착한 난제 앞에서 정신적으로는 두 걸음정도 비틀거렸지만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피식 웃으며, 마치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쯤은 미리 예상했다는 듯이 나는 불행한 현실에 온 몸으로 맞서 싸웠다. 머리에 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기름은 물과 섞이지 않으니까), 몸에서도 땀이 많이나기로 유명한 몇몇 부위(?)만 신속히 헹구고(?) 착복·귀가 한 것이다. 
 하숙집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더니 아저씨와 아줌마가 어서 밥 먹자고 하시며 요즘 도둑이 기승이니 노트북 조심하라는 둥의 말씀들을 늘어놓으시는데 마침 내가 드릴 말씀이 있었기에 드렸더니 인상이 싹 달라지신다. 학기 중에 나갈 거면 왜 들어온 거야, 방이 없어서 못놓고 있었던 거란 말이야, 어디 가서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돼 하시는 2:1 협공에 나는 살짝 꼭지가 도는 것을 느꼈지만 ‘하숙비 낼 돈이 없어서...죄송합니다’ 를 연발하며 도망치듯 내 방에 돌아와 문을 꼭 잠그고 호흡을 가다듬다가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오전 2시라서 스스로를 대견해 하며 커피 두 잔을 마시면서 이상과 같은 일기를 남기다.

푸른아침 상념(2008년 5월 16일 일기에서 발췌)

요즘들어서 하는 일 없이 동방에서 밤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밤 새가면서 과제라도 하는거라면 좀 낫겠는데 이게 대부분 게임 혹은 인터넷으로 시답잖은 유머 보는 재미에 빠져서 그런거라 영 안좋다. 점심나절에 잠깐 들른 동아리 후배들 보기에도 03학번쯤 되는 웬 선배가 졸업도 안하고 한 5년쯤 일광소독 한번 안한 라꾸라꾸에 코골며 자빠져 있자면 그림이 약간 처량할 일이요, 내가 자취방에 가지 않으면 팔 다친 룸메이트 보현이가 방에 홀로남아 손목에 무리가 가게 될 테니 이 또한 좋지 않으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이 시간에도 서울간 큰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줄 아시니(표현이 그런거지 사실 굳이 따지자면 당연히 지금 시간에는 자고있어야 옳다) 왠지 불효하고 있는 것 같은 찝찝함도 큰 문제다. 거기다 밤새 마우스 클릭하는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심코 집어먹게 되는 류한진의 슐츠 빅백 오브 미니 프리챌(이라고 쓰고 개밥이라고 읽는다)에 포함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병원물질에 의해 몸과 마음이 황폐화되고, 1시간 40분 뒤에 시작하게 될 1교시를 째긴 째되 당연히 째게 되며, '산처럼 쌓여버린 과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하게 된 카오스 한판에서 패배하게 된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하게 된 카오스 다시한판에서 또패배하게 된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밤새 카오스를 달리게되는 등 온갖 기상천외한 단점들이 난무하여 가히 '정신과 영혼의 늪'이라고 칭할 만한 이 곳 동방에서 오늘밤도 하얗게 불태워버린 나는 슬프다.
 작년부터 운영자의 갑작스런 잠수로 급폐쇄 했던 머드게임 쥬라기공원 서버가 다시 열렸으나 이상하게 학교내에선 접속이 안되니 나의 슬픔은 커져만 간다. 동아리 아이피가 3개라 캐릭터 3개 추가로 돌리면 되겠구나 하고 한껏 부풀어 오른 나의 꿈이 빵터짐.

 그나저나 자료구조 과제가 한꺼번에 4개나 업데이트 됐던데... 이 스트레스... 새벽반 센티넬놈들이나 때려잡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