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아침 상념(2008년 5월 16일 일기에서 발췌)
요즘들어서 하는 일 없이 동방에서 밤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밤 새가면서 과제라도 하는거라면 좀 낫겠는데 이게 대부분 게임 혹은 인터넷으로 시답잖은 유머 보는 재미에 빠져서 그런거라 영 안좋다. 점심나절에 잠깐 들른 동아리 후배들 보기에도 03학번쯤 되는 웬 선배가 졸업도 안하고 한 5년쯤 일광소독 한번 안한 라꾸라꾸에 코골며 자빠져 있자면 그림이 약간 처량할 일이요, 내가 자취방에 가지 않으면 팔 다친 룸메이트 보현이가 방에 홀로남아 손목에 무리가 가게 될 테니 이 또한 좋지 않으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이 시간에도 서울간 큰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줄 아시니(표현이 그런거지 사실 굳이 따지자면 당연히 지금 시간에는 자고있어야 옳다) 왠지 불효하고 있는 것 같은 찝찝함도 큰 문제다. 거기다 밤새 마우스 클릭하는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심코 집어먹게 되는 류한진의 슐츠 빅백 오브 미니 프리챌(이라고 쓰고 개밥이라고 읽는다)에 포함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병원물질에 의해 몸과 마음이 황폐화되고, 1시간 40분 뒤에 시작하게 될 1교시를 째긴 째되 당연히 째게 되며, '산처럼 쌓여버린 과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하게 된 카오스 한판에서 패배하게 된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플레이하게 된 카오스 다시한판에서 또패배하게 된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밤새 카오스를 달리게되는 등 온갖 기상천외한 단점들이 난무하여 가히 '정신과 영혼의 늪'이라고 칭할 만한 이 곳 동방에서 오늘밤도 하얗게 불태워버린 나는 슬프다.
작년부터 운영자의 갑작스런 잠수로 급폐쇄 했던 머드게임 쥬라기공원 서버가 다시 열렸으나 이상하게 학교내에선 접속이 안되니 나의 슬픔은 커져만 간다. 동아리 아이피가 3개라 캐릭터 3개 추가로 돌리면 되겠구나 하고 한껏 부풀어 오른 나의 꿈이 빵터짐.
그나저나 자료구조 과제가 한꺼번에 4개나 업데이트 됐던데... 이 스트레스... 새벽반 센티넬놈들이나 때려잡아야지...


